여행기/2023 뉴욕

뉴욕여행 Day6, 뉴욕 예술의 날(메트로폴리탄 미술관, Via Carota, 5번가, 록펠러센터, 재즈바 버드랜드)

멀리멀리 2023. 7. 7. 08:38

 
  뉴욕 도착하자마자 첫날 가려다 못간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 갔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첫날 갔으면 멧 갈라 준비때문에 구경하기 힘들었을 것 같은데 적당한날 잘 간듯했다. 오히려 좋아!

  메트로폴리탄미술관도 관광객이 정말 많았다. 뉴욕을 떠날 때가 다 되서야 관광객을 많이 만나다니.. 건물이 너무 커서 전부 다 보려면 하루종일 있어야 할 것 같아서 다 보진 않고 유명한 그림만 보고 나왔다. 여기도 역시나 MoMA처럼 예술품들이 다소 자유롭게 전시되어 있었다. 또 나만 마음이 쫄리지.
 
  이렇게 자유롭게 그림이 전시되어 있는 메트로폴리탄에서 무려 유리 안에 모셔져 있는 고흐의 자화상이 구경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이 덩그러니 있는 게 아닌가. 아니 여긴 미술품이 넘쳐나서 다들 신경을 안쓰는거냐며 바로 코앞에서 감상을 하고 있는데 내 뒤에 갑자기 줄이 쭉 생기길래 놀래서 얼른 비켜줬다. 내가 운이 좋았던 거였다. 또 유명작품의 모작을 그리기 위해 그림 바로 앞에 이젤을 펼치고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도 몇 몇 있었는데 생각보다 관람에 크게 제한이 있는 것 같진 않았다. 얼마나 크던지 뒤에 일정이 있어서 미술품만 대충 보고 바로 나왔는데도 1시간 반이 걸렸다. 제대로 보면 하루종일 봐야 할 것 같았다. 이틀 연속으로 가는 사람들도 있던데 왜 그런지 조금 이해가 되었다.
 
  다 보고 나와서 걸어가는데 미술관 앞 광장에서 색소폰 연주하는 사람이 우리나라 애국가를 연주해서 너무 놀랐다. 1달러라도 줘야 되나 말아야되나 잠시 고민을 하다가 이미 지나와버려서 못 줬는데 왠지 여러 나라 국가를 다 연주해서 그 나라 관광객에게 돈을 받으려는 작전이 아니었을까 싶다...
 

메트로폴리탄미술관


  뉴욕에서 완전 핫해서 한달전에나 예약해야 한다는 Via carota에 예약시간을 맞춰갔다. 스텔라가 제일 좋아하는 레스토랑이라는데 셀럽도 자주 볼 수 있는 곳이라고 했다. 생각보다 실내는 넓은 편이 아니고 편안한 분위기였는데 사람이 꽉 차 있었다. 샐러드와 구운 방울양배추, 파스타 두 종류를 먹었다. 샐러드가 시그니처 메뉴라는데 소스가 짭짤해서 색다르긴 했다. 그 다음 방울양배추구이는 소스와 함께 먹으니 입가심 하기 좋았다. 파스타는 두 가지로, 하나는 멧돼지 고기가 들어간 파스타 다른 하나는 하몽이 올려진 파스타였는데 엄청 작은 접시에 나왔지만 막상 먹으니 양이 많았다. 난 사실 첨에 스텔라가 멧돼지 고기가 들어갔다고 그래서 솔직히 안 믿었는데 옆 테이블에 앉은 아주머니가 우리 먹고 있는 메뉴 뭐냐고 물어봐서 알려줬더니 다른 아주머니가 그거 멧돼지 고기 들어가서 무섭다고 못 먹겠다고 해서 진짜구나 싶었다. 스텔라가 아니었으면 프랜차이즈나 전전했을텐데 이런 귀한 곳에 누추한 내가 가다니...  
 

뉴욕맛집 Via Carota


  지하철을 타고 플랫아이언 빌딩을 보러갔는데 공사중이라 건물이 다 천에 덮여 있어서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그리고 걸어서 드디어 코리아타운을 갔다. 코리아타운이라기 보단 코리아스트리트라고 불러야 될만큼 골목 하나뿐이었지만 한국색이 아주 물씬 넘쳐 흐르는 곳이었다. 사실 처음 뉴욕 와서 미국 음식이 너무 느글거릴 때가 되면 해장하러 BCD를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미국 음식이 거의 영혼의 단짝 수준으로 잘 맞아서 결국 BCD를 못가봐서 아쉽다. 다음에 LA를 가게 된다면 LA 최고 맛집이라는 BCD를 꼭 가봐야지
 
  잠시 집에 들렀다가 다시 나와서 지하철을 타러 갔는데 플랫폼에서 웬 남자가 연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열어둔 악기통에 돈이 너무 많아서 저렇게 많이 놔둠 누가 안 훔쳐가나... 하고 있었는데 전자베이스? 같은 악기를 가지고 연주를 시작하자마자 너무 잘해서 바로 1달러를 내고 감상을 했다. 내가 뉴욕을 다니면서 본 버스킹 중에 제일 멋졌다. 딱 열차가 오는 타이밍에 맞춰서 연주와 자기소개까지 끝내는 것까지 진짜 멋져서 인스타 팔로우까지 했다. 
 
  5번가거리를 걸으며 뉴욕의 유명한 건물들을 봤다. 트럼프타워는 생각보다 밋밋하게 생겨서 감흥이 없었고, 록펠러센터는 정말 높았다. 겨울에 아이스링크가 생기는 유명한 곳은 봄이라 그런지 롤러스케이트장이 되어있었다. 유명한 건물들을 보고 우리는 뉴욕 여행의 마지막 코스인 재즈바 버드랜드로 향했다.
 

록펠러센터


  뉴욕에 가면 재즈바를 가보라고 들었지만 재즈를 들어본 적이 없어서 고민을 하다가 뉴욕의 마지막 밤을 빛내기 위해 버드랜드로 예약을 했다. 7시로 예약을 했지만 일찍 가야 좋은 자리를 준다고 해서 6시 35분쯤 도착했는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도착해서 먼저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래도 제법 무대가 잘보이는 좋은 자리에 앉았고 1인 20불 이상 주문이 필수지만 배가 불러서 칵테일 2잔과 과일치즈플래터를 주문했다. 치즈, 크래커, 건과류, 과일 몇 종류가 있었는데 그럭저럭 먹을만했는데 인간적으로 사과는 너무 맛이 없어서 먹다 뱉었다. 재즈바에 오는 연령대는 높아서 그 재즈바에서 부모님을 따라온 어린이와 일부 외국인 관광객들을 제외하고는 거의 우리가 젤 어린편인 것 같았다. 이 날의 연주는 Emmet Cohen Trio였는데 피아노, 베이스, 드럼으로 이루어진 팀이었다. 연주가 시작되었고, 직접 가까이서 들으니 강약조절과 감정표현이 너무 잘 느껴져서 재즈를 몰라도 음악이 좋고 잘하는 건 알겠더라. 1시간 반 동안 공연이 진행되는데 집중하다보니 30분만에 끝난 것 처럼 너무 빨리 끝난 것 같았다. 
 

재즈바 버드랜드


  버드랜드에서의 짧은 1시간 반이 지나고 타임스퀘어를 지나며 집으로 향했다.
이제 가서 짐 싸고 자고 나면 바로 한국에 가야하다니... 아직 못먹은 음식이 얼마나 많은데!
너무 아쉬워서 잠을 제대로 못잔 채 뉴욕의 마지막 밤이 흘러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