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잠을 안자도 결국 아침은 찾아오기 마련이다.
드디어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이 밝았다.
오후 1시쯤 비행기라 집에서 아침에 바로 나와야 했는데, 배고플 것 같아서 아침을 집 근처 H&H Bagle에서 사와서 베이글을 먹었다. 여기서는 계란 햄 같은 것이 들어간 베이글을 먹었는데 지난번에 Bagle Shop에서 먹은 게 훨씬 맛있었던 것 같다. 거기가 조금만 더 가까웠음 다녀오는건데 아쉽...

괜히 떠나기 싫어서 집에서 비비적거리다가 캐리어를 낑낑 끌고 지하철을 3번을 갈아타고 JFK 공항으로 갔다. 하필 5월부터 공사 때문에 내가 탑승해야 하는 1터미널에 air train이 정차를 안해서 중간에 다른 터미널에 내려서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사실상 한국에서 이동하는 것보다 더 힘든 것 같은 JFK 공항 가는 길이었다.
공항에서 체크인을 하고 시간이 많이 남아 스텔라와 마지막 수다를 떨다가 시간이 되어 인사를 하고 출국장에 들어갔다. 보안검사를 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신발도 벗고 겉옷도 벗고 벨트도 풀고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은 따로 빼야 하고, 가방도 따로 올려야 되고...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까다로운데도 창구가 많지 않고 줄이 엉망이라 되게 정신없이 30분만에 출국장에 들어갔다. 미국은 들어오는 것도 힘든데 나가는 것도 쉽지 않은 나라인가보다.
아시아나항공 OZ221, 아시아나 이코노미 스마티움 10A 좌석을 탔다.
워낙 장거리라 이코노미 스마티움을 왕복으로 다 이용하려고 고민을 했고 아예 다른 느낌의 좌석으로 예매를 해서
미국에 갈때는 12H를 탔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앞으로는 10열은 절대 예약하지 않을 생각이다.
미국 갈 때는 가운데 자리가 비었고 한국 올 때는 세 자리가 꽉 차서 그럴 수도 있긴한데 제일 앞좌석이 발만 쭉 뻗을 수 있다 뿐이지 생각보다 불편한 점이 많았다.
10열의 장점은 첫째, 발을 쭉 뻗을 수 있다는 점. 이건 나같은 160 초반의 키를 가진 사람은 사실 별로 메리트라고 느끼기가 힘든데 다리가 긴 사람들한테는 큰 장점일 것 같긴 하다. 둘째, 착륙 후 제일 빨리 나갈 수 있다는 점이다.
그에 반해 단점은 첫째, 오히려 너무 앞이니까 기내서비스를 할 때 뭘 나눠주는지 인지도 하기 전에 승무원들이 휙 지나가버려서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 둘째, 화장실을 가려면 가운데 좌석을 지나치거나 갤리 공간을 통해 가야해서 생각보다 민망하다는 점. 셋째, 화면이랑 테이블을 꺼내기가 불편하다는 점. 내 오른쪽에서 테이블이랑 화면을 꺼내야 되는데 가운데 앉은 분이 자꾸 그 위에 팔을 올려놔서 테이블 한번 꺼내놓고 비행 내내 한 번도 못 넣었고 화면도 넣었다 뺐다 하기 힘들어서 나중엔 그냥 안보게 되었다. 넷째, 팔걸이를 올릴 수 없어서 옆좌석에 사람이 없어도 좌석을 좁게 써야한다는 점 등이 있다.
12열의 장점은 첫째, 화면이 앞 좌석 의자에 붙어 있어서 기내 엔터테인먼트를 즐기기 좋다. 옆 좌석 사람이 지나가든 밥을 먹든 방해를 받지 않아서 좋다. 둘째, 170cm 미만의 키를 가진 사람들은 다리 뻗는데 무리가 없다. 생각보다 좌석이 넓기 때문이다. 셋째, 팔걸이를 올릴 수 있어서 옆 자리에 사람이 없다면 팔걸이를 올리고 좌석을 넓게 쓸 수 있다. 넷째, 화장실 가기가 압도적으로 편하다. 사실 생각보다 화장실이 비어있는 시간이 거의 없어서 스트레칭도 할겸 대기를 하긴 해야 하는데 그래도 안쪽 자리보다는 마음이 편하다. 또 너무 앞쪽이면 대기줄 때문에 불편할 수도 있는데 12열까지는 줄이 오지 않는다.
단점은 아무리 다리 뻗는데 문제가 없지만 안쪽 사람이 일어나서 나갈 때는 비켜줘야 한다는 점이다. 가운데 좌석까지 꽉 찬다면 옆사람이랑 부대끼는 느낌은 있을 것 같은데, 보통 추가 금액을 더 내는 스마티움 좌석을 가운데 좌석에 앉아 가는 사람은 잘 없어서 진짜 만석이 아니고서는(올 때는 스마티움 좌석이 다 만석이긴 했다) 괜찮을 것 같았다.
뉴욕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아시아나 OZ221의 기내식은 뉴욕으로 갈 때보다 별로였다. 이륙 후 1~2시간만에 나온 첫 끼는 스테이크와 비빔밥 중 스테이크를 선택했는데 완전 실패였다. 함박스테이크 정도를 생각했는데 진짜 스테이크가 나와서 1차로 당황했고, 너무 질겨서 자르기가 힘들어서 2차로 당황했다. 질긴 음식을 잘 못 먹어서 작게 자르느라 먹는데 더 오래걸렸는데, 나중엔 고기를 자르는데 지쳐서 3분의 2정도 먹고는 포기했다. 스테이크와 같이 나온 감자는 그냥 삶은 감자 맛이었고, 파스타도 별로 맛이 없었고, 브라우니는 너무 달았다. 뚜껑 열자마자 비빔밥 먹을걸 후회했다.

밥을 다 먹고나서 불을 꺼주길래 잠을 청해봤는데 역시나 2시간만에 깨서는 다시 잠이 오지 않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바로 맥주 한캔을 요청했다. 뉴욕행 비행기에서 다른 사람들이 술과 함께 먹던 믹스 프레첼을 드디어 나도 안주로 먹었는데, 너무 맛있었다. 술 기운에 잠을 1시간 정도 더 청하고 다시 일어나 빈둥거리다 보니 간식시간이 되었다. 이번에는 햄샌드위치였는데, 이것도 뉴욕행 비행기의 피자에 비하면 만족도가 많이 떨어졌다.

이상하게 한국행이 비행시간이 1시간 더 길고 잠도 많이 못잤고, 제일 앞좌석이라 화면 꺼내기도 귀찮아서 기내엔터테인먼트도 아예 안봤는데도 불구하고 시간이 더 잘 흘러서 어느새 마지막 기내식이 나왔다. 김치 제육 볶음 같은 느낌인데 이 때 비몽사몽이었는지 메뉴명이 기억이 안난다.. 별 기억이 없는걸보니 맛이 없지도 있지도 않은 평범한 느낌이었던 것 같다.

사실 공항에 갈 때까지만 해도 비행기에 문제가 생겼다거나 내 좌석이 오버부킹되어 어쩔 수 없이 뉴욕에서 3일은 더 머무르는 상황을 기대했는데 아무런 문제도 없이 안전하고 무사히 한국에 도착하게 되었다. 안전하게 잘 다녀온 것은 좋은 일이지만 이렇게 빨리 현실로 돌아오다니 조금 슬퍼졌지만 나는 감상에 젖을 시간이 없었다. 인천공항에서 다시 대구까지 가야하기 때문이다.
돌아가는 길도 마찬가지로 공항 직통열차를 이용해 서울역에서 기차를 이용하기로 했다. 광명까지 가는 공항버스를 타면 광명에서 캐리어를 넣을 자리가 있을지 없을지 확신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스마티움 좌석이라 사람도 짐도 빨리 나와서 현실로 빨리 복귀해서 슬픈 사람 치고는 비행기에서 내린지 30분만에 인천공항을 떠나는 직통열차를 탔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고, 캐리어 정리와 샤워를 끝마치고 기절하여 14시간을 한번도 깨지 않고 자는 대기록을 세우며 뉴욕 여행은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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