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2023 뉴욕

뉴욕여행 Day2, 비 오는 뉴욕(The Penrose, 센트럴 파크, MoMA, 첼시 마켓, 스타벅스 로스터리 리저브)

멀리멀리 2023. 6. 10. 08:25

 
  첫날에 이어 비 예보가 있던 둘째날이 조금 일찍 시작되었다.
 
  새벽 2시에 깨서 뒹굴거리다 일찍 준비를 하고 집 근처에 있는 브런치 레스토랑인 The Penrose 에서 아침을 먹었다. 9시 반 오픈인데 뉴요커들은 일요일에 브런치를 많이 먹어서 손님이 많다면서 오픈 시간에 맞춰갔다. 특유의 미국 레스토랑 분위기에 친절한 서버가 맞이해줬다. 커피와 맥앤치즈 튀김, 아보카도토스트, 에그베네딕트를 먹었다. 아침부터 너무 과하게 먹는 것 같았지만 너무 배가 고팠다... 브런치는 한국에서 먹는 브런치보다 훨씬 진한 맛이어서 좋았다. 커피도 리필해주는데 배가 너무 불러서 더 마시지는 못했다. 스텔라는 뉴욕 음식은 양이 적다고 했지만 대체 뭐가 적다는건지... 양이 너무 많아서 아보카도토스트를 조금 남겨서 아쉬웠다. 음식 가격은 팁까지 해서 60불 정도 나왔다. 분명 처음 가게에 들어갈 때는 한 테이블밖에 없었는데 다 먹고 나오는데 식당에 손님이 꽉 차서 인기 많은 곳이라는게 체감이 되었다.
 

The Penrose


 
 
 
 
  배 터지게 먹고 센트럴 파크에 소화시킬겸 걸어갔다. 안개비가 약하게 날렸지만 뉴요커들은 아무도 우산을 쓰지 않은 채 조깅을 했고, 나도 비를 맞으며 걸어갔다. 집 근처에 큰 공원이 있을수록 집 값이 비싼건 어느 나라나 비슷한지 공원에 가까워질수록 비싸보이는 맨션이 많아졌다.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앞을 지나다가 Met gala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별 생각 없었는데 다음날 온통 멧 갈라에 제니와 송혜교가 참석했었다고 기사가 떠서 내가 한국에 있을 때보다 뉴욕에 와서 그들과 더 가까이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드디어 뉴욕의 심장 센트럴 파크에 도착했다. 첫 인상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 시간에 조깅을 하다니 다들 출근 안해?" 였다. 출근 시간이 한참 지난 오전 시간인데도 조깅하는 사람이 많아서 신기하고 또 나 빼고 다 노는 것 같아보여서 부러웠다. 
 

비가 와서 운치있는 센트럴파크


 
 
 
  걷다 보니 점점 빗줄기가 세져서 실내 관람이 가능한 MoMA를 갔다. 현대카드 소지자는 동반 1인까지 무료 입장이 되기도 해서 무료로 들어갈 수도 있었기 때문에 겸사겸사 방문했다. 일요일이기도 하고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보안검색 입장 줄이 한 블럭이나 될 정도로 길었다. 무슨 미술관을 이렇게까지 웨이팅을 해서 들어가야하나 싶었지먼 별다른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줄을 섰다. 곳곳에 직원들이 서서 줄을 관리하였고, 생각보다 빨리 줄어서 15분 정도만에 보안 검색을 마치고 입장을 했다.
 
  매표소 줄도 따로 서야 했지만 나는 멤버쉽데스크에서 현대카드를 보여주고 바로 표를 받을 수 있었다. 현대카드가 있는 사람은 뉴욕 방문 시 꼭 MoMA를 가야 하는 듯! 겉옷을 맡기는 곳도 있어서 옷을 편하게 맡기고 관람을 할 수 있었다.
 
  제일 꼭대기 층인 미디어 전시와 최근 시대의 현대미술부터 관람을 했다. 사실 이 쪽은 나에겐 어려웠다.
 
  그러나 한 층씩 내려올수록 내가 잘 아는 작가의 작품이 나오기 시작했고 이내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다. 모네, 고흐, 클린트 등 유명한 작가의 그림을 유리도 줄도 없이 가까이서 붓터치 흔적까지 볼 수 있었던 점이 정말 좋았다. 이렇게 무방비하게 놔둬도 되는건가 걱정이 되었는데  직원들도 곳곳에 배치되서 감시(?)를 하고 있고 오히려 아무것도 없으니 더 조심해서 보게 되는 것 같았다.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도 볼 수 있었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뒤에 서있다가 빈자리가 나면 얼른 사진만 찍고 빠져야해서 자세히 볼 수는 없었지만.... 잠깐 본 감상은 생각보다 그림이 많이 작고, 색감이나 붓터치가 살아있다는 것, 그리고 좀 더 여유롭게 보고 싶은 아쉬움이 생겼다.
  또 놀란 점은 백남준 작가는 아예 방이 따로 있었고 내가 처음보는 작품들이 몇 가지 전시되어 있어 그의 위상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MoMA


  MoMA는 건물 내부 인테리어도 예뻐서 유리창 앞에서도 사진을 한참 찍었다. 지하 스토어에도 귀여운 물건은 많았지만 나는 원래 굿즈샵에서 굿즈를 절대 사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에 대충 구경하고 나왔다.
 
  솔직히 관람을 끝나고 나올 때쯤엔 빗줄기가 약해지지 않을까 기대를 했었는데 오히려 비는 더 많이 왔고 MoMA에 사람도 더 많았다.
 
 
 
 
  비가 오는 관계로 다음 코스 역시 실내였다. 첼시 마켓과 바로 옆에 위치한 스타벅스 로스터리 리저브.
 
  먼저 스타벅스 로스터리 리저브를 갔는데, 여기는 내가 뉴욕에서 본 유일하게 예쁘고 큰 스타벅스였다. 사람도 많아서 겨우 자리를 잡고 음료를 한잔 마시니 아직 시차적응이 되지 않았는지 너무 졸렸다. 여기서 보통 술이 들어간 커피를 많이 먹는다고 들었는데 지금 상태에 알콜이 들어가면 정말 퍼질 것 같아서 그냥 에이드를 마셨다. 신기한게 시차적응 때문에 졸린건 평소에 졸린거랑 느낌이 달라서 누가 위에서 누르는 기분이 들었다.
 

스타벅스 로스터리 리저브


 
 
 
  더 앉아있다간 잠들 것 같아서 바로 옆에 위치한 첼시 마켓으로 갔다. 공장처럼 생긴 건물에 가게와 푸드코트가 있는 쇼핑몰이었다. 아침에 브런치를 너무 많이 먹은 탓인지 배가 많이 고프지 않아서 LOS TACO NO.1에서 타코 3개를 사서 동생과 나눠 먹었다.
 

LOS TACO NO.1 진짜 NO.1


  가게는 거의 테이크아웃만 가능해서 겨우 지저분한 빈 테이블을 찾아 앉았다. 인간적으로 테이블이 너무 더럽길래 물티슈로 닦았더니 스텔라가 나보고 정말 한국 사람 같다고 그래서 웃겼다.

첼시마켓

 
  그렇게 한국인 인증을 하며 겨우 타코를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졸린 눈이 번쩍 뜨였다. 그걸 먹으면서 한국에서 파는 타코는 타코라고 부르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나는 평소에 고수를 먹지 않는다. 그런데 여기는 소스에 고수가 조금 들어갔는데도 불구하고 정말 맛있었다. 오히려 고수가 들어가서 더 맛있다고 해야하나? 배가 고팠으면 더 많이 사올 수 있었는데 후회했다. 다른 날 한 번 더 먹어야겠다고까지 생각했는데 결국 더 못먹어서 너무 슬펐을 정도이니 말이다. 한식집, 랍스터 가게, 도넛 가게 등등 타코 말고도 다른 식당이 많았는데 지나가면서 구경만 했고 쇼핑할만한 건 딱히 없어서 조금 더 구경한 뒤 둘째날은 이렇게 마무리했다.